2008/09/24 08:28
촛불의 열기가 조선일보 보던 사람을 경향이나 한겨레를 보게 하는, 말하자면 극우에 무감하던 사람이 ‘자유주의’라는 우파 본연의 교양을 얻게 되는 성과가 있었지만, 그 후폭풍으로 진보적 열기가 광범위하게 식어버린 것도 사실이다. 도처에서 그렇고, 심지어 고래도 신학기라고 생각하기 어려울만치 신규 구독신청자가 적다. 어쨌거나 촛불은 그 열기만큼이나 냉정한 되새김질을 하지 않으면 전반적인 후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조금씩이라도 오버 안 한 사람이 없다보니 다들 머쓱한 분위기지만 그럴수록 겸허하고 정직한 평가와 성찰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대한다. 나 역시 글을 하나 쓸 생각인데, 주로 두 가지 오버에 대해서다. 하나는 ‘군중의 대규모 출현’만 있으면 그 정체성이나 배경은 제쳐두고 이성을 잃고 호들갑을 떠는 한국 인텔리들의 오랜 습성. 사실 이 문제는 사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매듭을 짓고 넘어갔어야 했는데(당시의 호들갑을 담은, 그러나 즉시 아무런 가치가 없어진 책만 몇 권이던가!) 그렇지 못했다. 또 하나는 ‘현실적인’, 혹은 ‘합리적인’ 좌파를 자처하는 몇몇 자유주의자들의 행태. 이건 지난번 언급한 진보신당 내 상황과도 관련이 있는데 그들의 방자한 행태는 촛불을 거치며 결국 도를 넘어서버렸다. 그들의 방자함이야 그들 스스로 책임질 인격의 문제지만 사회적 해악이 문제다. 오체투지 중인 수경스님에게 약속한 글이기도 해서, 정성들여 써볼 생각이다.

2008/09/24 08:28 2008/09/24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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