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2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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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영, 나비를 잡는 아버지


김환영 선생의 가평 작업실에 모여 화전을 부쳐 먹는데 끼겠냐는 제의를 박기범 님에게서 받은 게 2주전이다. 어제 거길 갔다. 서울을 거치지 않고 가보려고 의정부-포천을 거쳐 갔다. 비갠 뒤라 광릉 숲이 더 아름다웠다.

김환영 선생은 노문연 시절 선배지만 활동기간이 달라 직접 만난 적은 없다. 그는 그 후 유력한(돈을 많이 번 것 같진 않지만) 아동물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다. 그에겐 “현존하는 가장 훌륭한”이라는 수사가 따라다니곤 한다.

‘꽃의 일정’과 안 맞아 화전은 사진을 감상하는 걸로 만족해야했다. 전 속에 진달래가 꽃 색 그대로 들어있다. 연신 감탄을 하다가 “먹는 방법도 다른가요?” 물었다. 아무렴 꽃을 먹는 건 삼겹살을 먹는 것과는 다르겠지.

처음에 다섯이었고 나중엔 아홉까지 되어 막걸리와 소주와 맥주와 포도 증류주를 밤새 먹었다. 운주사 미륵불 이야기 이후엔 줄곧 난장판이었다. 그들은 난장판을 보존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낭만이란 본디 난장판이라는 걸 기억해냈다.

새벽에 잠깐 눈을 붙이고 길을 나섰다. 북한강 물안개가 당연히 고왔다. 찍을까 말까 몇 번 망설이다 그냥 지나쳐 왔다. 낭만이 과잉할까 두려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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