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6 18:31

(어제 오늘 안철수 관련해 트윗에 쓴 글들. 언급된 대로 '보수의 자유주의 재무장', '신보수의 침공'에 대해 정리된 글을 쓸 생각이다. 중요한 건 미래. 미래는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오늘에 대한 냉정한 분석을 통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의 지성 사회는 그 둘에 대한 반감이 가득하다. 그걸 넘어서지 않는 한 우리는 쳇바퀴 속의 다람쥐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안철수를 존경하든 선망하든 개인의 선택. 문제는 그에게 '진보적인' 기대를 하는 경향입니다. 그건 적어도 그가 '정동영 만큼'은 뛰어다니고서야 가능해야지요. 현재로선 취임 전 오세훈보다 나을게 없는 인물. 오세훈도 민변 출신에 환경운동 한 사람이죠.

한나라나 조선일보 등 한국 보수의 정체성이 극우에서 자유주의로 변화하고 있는 건 안철수-윤여준 팀, 조선일보의 자본주의 4.0 특집 등으로 기정사실화 하고 있습니다. 순진한 선의가 통하는 시절이 아닙니다.

윤여준은 한 후보의 책략가를 넘어 보수의 책략가입니다. 그는 보수가 기존 스타일로는 젊은 세대와 중간층 시민들의 외면으로 서서히 침몰할 수밖에 없다는 걸 간파하고 매우 거시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지요. 이재오 따위와는 차원이 다른 인물.

문제는 안철수가 아니라 '안철수 현상'으로 드러나는 보수와 자유주의 정치세력의 긴박한 정체성 재정립 상황이지요. 진보를 바라는 분은 진보의 정체성에 대해 되새겨 볼 때입니다. 순진한 선의나 현실론은 저들의 제물이기 십상.

안철수는 굳이 비교하자면 오세훈보다 문국현에 가깝죠. 보수세력이 그 몇년새 자유주의화하면서 '문국현 모델'까진 사용할수 있게 된 셈. 문국현의 당시 주목도는 기억들 하실 겁니다. 진보논객이라는 사람들이 지지 표명할 정도였죠.

안철수에 대한 '존경 현상'은 상당 경우 주체의 의탁으로 느껴집니다. 끝없이 고단하고 자기 존경이 불가능한 사회의 병리현상이지요. 좌파가 제구실 못한 죄가 큽니다.

안철수는 '한나라당은 안간다'고 하는데 그말은 '한나라당에 갈수도 있는 인물'이라는 말이기도. 워낙 몰상식한 놈들이 판치는 정치판이라 돋보일순 있으나 안철수의 보수적 정체성을 혼돈하는건 애석한 일.

'선한 보수'를 원한다면 안철수 고려할수 있겠지요.그러나 진보를 원한다면 안철수는 아니죠. 보수/진보는 선악이나 윤리가 아닌 계급, 어떤 계급의 삶을 반영하는가의 문제니까요.

아이를 일찌감치 외국에 보내거나 고급사교육으로 외고는 너끈히 보내는 사람들의 '선함'을 아이 동네학원 보내기도 버거운 사람들이 '옹호'하는 슬픈 풍경. 진보의 무능이 가장 큰 원인이고 넘어설 비전을 만들어야죠. 만듭시다.

(오늘)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는 건 정치하는 사람들을 걱정하고 보살피는 일이 아니라 그들을 부려 내 삶을 바꾸는 일. 내 삶을 바꿀 정치가 없다면 게중 나은걸 고를 게 아니라 거부하고 새로 짓는 일.

'안철수 프로젝트'는 예상대로 서울시장 양보 미담을 통해 대통령 선거로 점프하는군요. "노동자라는 단어가 불편하다'고 말하는 사람의 미담에 노동자가 감화될 건 없겠지요. 차분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가슴이 뜨거울수록 머리는 차갑게) 안철수에겐 두가지 선택만 있었죠. 1독자 출마 - 시장 당선 유력, 2단일화 양보 - 강력한 대선후보. 바야흐로 자유주의로 재무장한 신보수의 침공이 시작되었군요. 현명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한나라당 쪽에도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들은, 즉 일개 당을 넘어 한국 보수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좋아할 만한 상황이죠

잘게 언급해온 보수의 자유주의 무장, 신보수의 침공 등에 대해선 담주초 한겨레 칼럼에 쓰겠습니다. 그 전에 안철수 어록 하나. "나는 노동자라는 말이 편안하지 않다. (중략) 이 말에서는 상하간의 계층 구분, 분리 의식이 느껴진다.“

아름다운 광경 앞에서 불편한 이야기하는 저역시 불편하답니다.^^ 10년 전에 쓴 '불편한 글'인데 이 글이 이후 상황과 관련지어 말이 되는 구석이 있다면 '지금 불편한 이야기'도 경청해주시길.

네 이념대로 찍어라


2011/09/06 18:31 2011/09/0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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